얼마 전에 초등학생 조카한테 세뱃돈을 적게 줬더니 이거 갖다가 뭐하냐고 해서 한바탕 난리가 난 적이 있었다는 글을 봤습니다.
아이를 싫어하는 사람이 쓴 주작 글인 것 같긴 한데 문득 초등학생 세뱃돈 기준이 궁금하긴 하더군요.
저는 초등학생 조카들에게 용돈을 별로 줘본 기억이 없고 가끔 명절에 보면 한 2~3만원씩 줬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이들이 초등학생일때는 멀리 제주에서 살았기 때문에 명절에도 거의 못 보고 가끔 애들이 제주도에 내려오면 이것저것 사줬던 기억이 더 많습니다.
그러다가 육지로 올라와서 조카들이 중학생이고 고등학생일때는 한 5만원에서 7만원씩 주고 큰 조카가 고3일때는 10만원을 챙겨주곤 했었는데 초등학생일땐 얼마를 줘야하는지가 좀 애매하더군요.
만원짜리 한 장씩 쥐어주는 건 너무 적은 것 같고 대충 2~3만원쯤 주면 되나 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주는지를 좀 찾아봤습니다.
제가 짠돌이인가 싶어서 검색해봤는데 다들 비슷비슷한 것 같더군요.
설문조사를 했더니 초등학생은 1~3만원을 준다는 분들이 많았고 중학생은 3~5만원, 고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는 5~10만원을 준다는 결과가 많았습니다.
돈이 많은 분들이야 알아서 많이 챙겨주실테니 그런 분들은 논외로 하고 보통 초등학생에겐 1~3만원을 세뱃돈으로 챙겨주는 것 같았습니다.
물론, 딱 정해진 금액 같은 게 있지는 않으니 준비된 현금만큼 주고오면 되는 거고 본인이 형제나 자매에게 받은 게 많다면 좀 더 챙겨주면 될 것 같습니다.
세뱃돈은 딱 대학생때까지만 챙겨주면 되는데 이것도 각 집집마다 기준이 다른 것 같습니다.
어디는 대학생이 되면 안 줘도 된다는 집이 있고 취업하기 전까지는 다 받아가라는 곳도 있고 저희집은 대학생까지는 챙겨주는 쪽이라 당분간은 명절마다 준비할 생각입니다.
옛날에는 조카들이 바글바글했던 시절이라 어른들이 현금을 미리 은행에서 신권으로 바꿔서 준비하곤 했었는데 요즘은 아이가 귀한 시절이라서 현금을 많이 준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게 참 씁쓸한 점입니다.
제가 어릴땐 초등학생 세뱃돈 받을때 단체로 세배하고 천원짜리로 여러장 받을때도 있었고 만원짜리로 받을때도 있었습니다.
액수가 적거나 많거나 상관없이 무조건 감사 인사부터 하고 받은 돈은 따로 주머니에 넣어서 나중에 꺼내보곤 했었는데 이제 집으로 가는 차 안에서 엄마한테 절반 이상 상납하곤 했습니다.
어른들한테 받은 돈은 무조건 다 보고하도록 체계가 잡혀있었기 때문에 숨길 수도 없었는데 나중에 대학갈때 준다는 말만 믿고서 엄마한테 돈을 맡기면 그 돈은 모두 사라져버리곤 했습니다.
내가 맡겨놨던 세뱃돈 다 어딨냐고 물어보면 너 먹고 입히는데 다 들어갔다는 뻔한 레퍼토리가 나오던 시절이었죠.
그때는 어른들이 돈을 주면 당연하게 받았었는데 나이가 들어서 생각해보니 애들 하나하나 다 돈을 챙겨주기 위해서 다들 현금도 준비하고 선물도 사오고 힘든 것들이 참 많았을 것 같더군요.
이게 아무리 천원짜리 만원짜리라지만 그걸 다 챙기려면 꽤 큰 지출일텐데 어른이 되보니까 그런 것들이 다 보이고 사는 게 참 쉽지 않다는 걸 느끼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