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천에 있는 한 재래시장에서 서리태 손두부 파는 게 너무 맛있어보이길래 한 모를 사서 집으로 들고왔습니다.
가격은 한 모에 3500원이었고 그걸 받아서 가지고 지하철을 2번이나 갈아타서 집으로 들어왔는데 뭔가 지하철에서 약간 쉰내가 슬슬 올라오더군요.
오늘 날씨도 꽤 추운 편이었고 설마 두부가 쉬진 않을거라 생각했습니다.
등산을 다녀왔기 때문에 저한테서 나는 냄새라고 생각하고 지하철에서도 옆사람들한테 냄새가 날까봐 자리도 은근 있었는데 혼자서 구석에 서서 지하철을 타고 왔습니다.
그렇게 집까지 후딱 뛰듯이 걸어왔고 일단 두부부터 비닐을 풀어서 먹으려고 했는데 아까 맡았던 그 냄새가 바로 두부에서 훅 올라왔습니다.
저한테서 그런 냄새가 안 나는 건 다행이었지만 저녁에 술안주로 먹으려고 조심조심히 들고왔던 두부에서 쉰내가 나니 너무 아쉽더군요.
집으로 오는 길이 대충 1시간 30분정도 걸렸는데 비닐도 아예 밀봉한 게 아니어서 그랬는지 그 사이에 쉰 모양입니다.
두부를 가지고 오는 사이에 두부 밑바닥에 물이 흥건하게 좀 생겼었는데 그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아무튼 쉰내가 너무 심해서 일단은 가지고 온 두부를 살짝 흐르는 물로 씻고 그릇에 물을 받아서 두부를 물에다가 담궈놨습니다.
물을 받아서 서리태 손두부 한 모를 담궈놓고 냉장고에 넣은 후 일단은 샤워를 하고 나와서 가방에 들어있던 빨래감도 바구니에 넣고 옷도 갈아입고 이런저런 정리를 했습니다.
이후 냉장고에 넣어뒀던 두부를 꺼내서 물을 버리고 냄새를 맡아봤는데 처음 집에 가져왔을때보다는 쉰내가 그나마 덜 나더군요.
원래는 서리태 손두부 한 모를 사왔을때 바로 김치에다가 그냥 먹으려고 했었는데 이건 그냥 먹으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물을 끓여서 두부를 넣고 데치기 시작했습니다.
데쳤다기보다는 아예 삶았다고 봐야 될 것 같은데 꽤 끓는 물에서 많이 삶아준 후에 꺼내서 김치랑 같이 먹어보니 아예 쉰내가 싹 없어진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 90%정도는 줄어들었더군요.
처음 먹자마자 썩 마음에 들지 않는 냄새가 좀 나긴 했지만 그래도 충분히 먹을수는 있을 정도였고 김치랑 같이 싸서 먹다보니 나중에는 불쾌했던 그런 냄새도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앞으로 두부는 절대 멀리서 사오지 말고 사온다고 해도 무조건 차를 가져갈때만 사오는 걸로 생각하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저희 동네 근처에도 오일장이 있어서 손두부를 사온 적이 딱 한 번 있는데 그때는 차를 가져가서 그랬는지 집에 오자마자 냉장고에 넣어두고 저녁에 그걸 꺼내서 바로 먹었는데도 쉰내없이 너무 맛있게 잘 먹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거의 2시간정도 거리를 비닐에 대충 싸서 들고 집까지 가져왔더니 그 사이에 쉰 것 같은데 두부는 아무리 맛있어도 멀리까지 가서 사오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전에 예능에서 이광수가 인제의 정말 맛있는 두부집에서 두부를 사다가 대접한 적이 있었는데 먹으려고 했더니만 이미 다 쉰 상태여서 먹지도 못하고 그냥 버렸던 장면이 기억나네요.
아무튼 두부는 최대한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만 사먹던지 아니면 차를 가져갈때만 사는 걸로 꼭 생각해둬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