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측근 슈퍼계정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이슈가 최근 화제입니다.
리니지M과 리니지2M에서 게임사 측이 관리자 계정을 이용해 유저간 경쟁에 몰래 참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측근비리가 본섭에 제기된 것은 처음인 걸로 알고있는데 이게 왜 문제인지 모르는 분들이 아마 많을 겁니다.
이게 어떤 문제인지는 리니지라는 게임의 처음으로 돌아가봐야합니다.
리니지라는 게임이 처음 시작했을땐 말섬이라는 아주 작은 맵이 있었고 그 안에서 한정된 몬스터만 잡아야했습니다.
매일 같이 부대끼며 사냥을 하는 캐릭터끼리는 아이디도 알고 있고 서로 칼질 횟수만 봐도 몇검을 차고 있는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리니지라는 게임의 특성상 갑자기 특수한 아이템을 먹어서 특별한 능력치가 개방되는 것도 아니고 서서히 렙업을 해가며 장비도 올려가며 사냥을 좀 더 빠르게 해가는 게임이기 때문에 딱 봐도 서로의 장비 수준은 알 수 있습니다.
버그베어라는 몹이 있고 그걸 8방에 잡는지 11방에 잡는지에 따라서 서로의 장비를 가늠해볼 수 있는 겁니다.
그렇게 서로 작은 맵에 사냥을 하며 탐색을 하다가 어느날 갑자기 맵이 확장되고 서로 큰 맵으로 가서 사냥을 하려고 난리가 난 시절이 있었습니다.
리니지는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기 때문에 프리하게 사냥을 할 수도 있지만 어느날 누가 입구를 막고 지나가지 못하게 하면 이를 뚫고 갈 수도 없는 시스템입니다.
이를 통제라고 하는데 장비가 아주 좋은 유저가 몬스터가 득실득실한 아주 좋은 사냥터의 입구를 막고 지인들만 초대하면 거기에 다른 유저들은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자유도가 높기 때문에 사냥터 통제도 게임사에선 어떻게 할 수 없는 시스템인 겁니다.
그렇게 좋은 아이템이 많이 나오는 사냥터는 특정 혈맹에서 통제를 하고 자기들끼리만 독식을 하는 구조로 돌아가는 게 리니지였습니다.
한창 좋은 아이템이 많이 떨어지는 사냥터를 독식하던 시절에는 특정 혈맹원이 한달에 수천만원에서 수억원까지 실제로 벌어가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한 서버에 인원이 많으면 3천명정도 접속을 하는데 소수의 100여명 남짓한 캐릭터들 때문에 나머지 2900여명의 캐릭터들은 제대로 사냥도 못 하는 게 리니지라는 게임의 특수성이었습니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나머지 캐릭터들은 더러워서 그만둔다고 하거나 다른 서버로 이동을 하게 되고 해당 서버는 고인물들만 어울리는 죽은 서버가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당 서버를 살리기 위해 서버 통합이라는 강력한 한 방을 게임사가 주관하기도 했지만 고이고 고인 서버를 살리기엔 너무 늦은 감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서버가 고여버리면 어떤 문제가 생기냐면 기존의 서버를 꽉 잡고 있는 캐릭터들이 현질을 하지 않는다는 문제가 생깁니다.
자기들이 서버의 왕인데 누가 건들 수 있겠습니까?
장비를 더 업그레이드할 필요도 못 느끼고 돈이 되는 사냥터만 통제해가며 서버를 완전히 먹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듣도보도 못 한 캐릭터가 서버에 딱 1자루밖에 없는 9검을 뛰어넘어서 10검을 띄우고 또 연달아서 11검을 띄우는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해봅시다.
서버에 9검이 지존인데 갑자기 10검에서 11검까지 띄운다? 이게 말이 되는 일일까요?
단순히 생각해서 그냥 캐쉬를 좀 더 많이 소비하면 당연히 띄울 수도 있지 않느냐고 생각하겠지만 리니지는 캐시의 단위가 어마무시한 게임입니다.
캐릭터 하나를 위해 수천만원정도 쓴 계정은 비일비재할 정도이고 수억원에서 수십억까지 쓴 캐릭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게 서버에 큰손들이 널려있는데 어느날 갑자기 그렇게 수십억까지 쓴 캐릭터를 제치고 그보다 더 좋은 장비를 찬 캐릭터들이 여러명 생긴다고 생각해봅시다.
여러분들은 그게 정상적으로 생겨난 계정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저는 예를 들어서 대략적으로 이런 상황이라 설명을 드리는 것이지만 해당 서버에서 실제 수억원씩 써서 아이템을 맞춘 사람들이 보기엔 부자연스러운 상황이라 생각할 겁니다.
서버가 고이면 돈을 많이 쓴 캐릭터들이 더이상 현질을 하지 않을거라 생각하고 누군가 인위적으로 슈퍼계정 캐릭터들을 투입했다고 의심하는 것인데 저도 이러한 상황은 솔직히 정상적이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리니지라는 게임이 엄청나게 인기가 많은 것도 아니고 점점 인기가 시들해져가는 게임이고 내가 지른 장비가 실제로 감가상각이 좋은 것도 아닌데 그렇게 큰 돈을 투입하는 계정들이 갑자기 생겨난다는 건 의심스러울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갑작스럽게 서버에 고인챈트로 무장한 계정들이 많이 생겨나는 것을 의심한 유저들이 공정거래위원회에 슈퍼계정을 신고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인데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 지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프리한 서버 운영방식
리니지는 프리한 서버가 참 많은 걸로 유명합니다.
다른 게임들도 그렇겠지만 워낙에 리니지 자체가 나이 많은 사람들을 위한 게임이기 때문에 30~6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즐기는 편이긴 합니다.
그래서 프리한 서버도 굉장히 많은데 그런 서버에 들어가면 무과금 유저는 그저 들러리에 불과합니다.
보스를 쳐서도 안 되고 유저끼리 칼질도 하면 안 됩니다.
중립 유저는 그냥 npc와 비슷하다고 보면 되는데 그들이 전투에 참여하려면 당연히 혈맹에 가입해야 합니다.
혈맹에 가입하면 그 순간 필드에서 상대 혈맹과 보자마자 바로 싸움을 해야합니다.
이게 프리한 서버의 룰이며 결국 이는 현질을 한 유저들의 사냥감을 풀어놓는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아무리 무과금 유저가 열심히 사냥해서 장비를 갖춘다고 해도 현질한 유저들을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서버가 끝날때까지 평생 뚜드려 맞아야하는 신세인 건데 그렇게 맞다가 결국 열이 받으면 같이 현질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너무 열이 받으니 나도 반격을 하겠다는 생각으로 현질을 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해당 서버가 열릴때부터 현질을 하는 사람들은 대체 뭐하는 사람들일까요?
서버가 열리자마자 바로 현질을 하는 사람들은 모두 측근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 서버가 오래 갈지 아니면 금방 끝날지도 모르는데 현질을 할 수 있겠습니까?
결국 측근들은 서버의 캐릭터들을 계속 괴롭혀서 현질을 하게끔 만드는 역할이라고 보면 됩니다.
자, 그러면 이제 이해가 가시죠?
리니지M, 리니지2M 서버에서 슈퍼계정 루머가 나오는 것도 이와 비슷합니다.
이미 지금의 장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캐릭터들을 계속 때리고 괴롭혀서 더 장비를 업그레이드하고 현질을 하라고 부추기는 캐릭터들이 어느날 갑자기 생겼다면 이걸 슈퍼계정이라고 의심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동안 계속 봐왔던 캐릭터도 아니고 어느날 갑자기 뿅! 하고 나타나서 서버의 고렙들을 다 쓸고 다닌다면 당연히 상식에서 벗어난 일이라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아무튼 공정거래위원회에서는 리니지 슈퍼계정 관련해서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오게 될 지 계속 지켜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