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집에 가면 서비스로 간 천엽이 한접시 나옵니다.
곱창 나오기 전에 이미 그것만으로 소주 한 병을 비우곤 했었는데 요즘은 안 먹은지 2~3년은 된 것 같습니다.
간 천엽 기생충 어쩌고 하면서 절대 먹지 말라고 해서 그 뒤로는 불안한 마음에 절대 안 먹고 있습니다.
천엽은 괜찮은데 소 생간이 위험하다고 하더군요.
개회충이 소 생간에 있다고 하던데 그게 사람한테 옮으면 이게 뇌로도 갈 수 있어서 시력을 상실하거나 정말 최악의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기생충 박사님이 육회나 다른 건 먹어도 되지만 절대로 소 생간은 먹지 말라고 해서 이제는 곱창집이나 음식점에서 서비스로 간 천엽이 나와도 간은 안 먹고 천엽만 골라서 먹고 있습니다.
천엽은 그 짤깃짤깃 오독오독 씹히는 식감이 좋아서 먹곤 하는데 이것만 따로 사먹을 수 있는 곳이 없으니 곱창집이나 가야 구경할 수 있지 그 외엔 먹지도 못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나오더라도 간은 빼고 먹던가 아니면 간을 나중에 같이 구워서 먹던가 하는 중입니다.
예전에 제주도에 살때는 집 앞에 있는 마트에 소 잡는 날이 따로 써있고 그 날은 간천엽을 9,900원에 팔았었습니다.
따로 간이나 천엽을 5천원씩 팔기도 했는데 저는 천엽보다도 간을 더 좋아해서 그럴때마다 생간을 한 팩 사다가 소주랑 마시곤 했었습니다.
집에서 한라산 하얀거 2병 사가지고 가서 간이랑 먹고 뻗어서 자곤 했었는데 이제는 생간도 못 먹고 소주도 나이들어서 잘 못 마시니 그저 아쉬울 따름입니다.
간 천엽 기생충
소 생간은 기생충 때문에 못 먹지만 그보다도 더 서글픈 게 어느날 갑자기 굴 알레르기가 생겨버렸다는 점입니다.
생굴을 먹고 탈이 제대로 난 후 그때 먹은 굴이 노로바이러스에 걸려서 그렇겠거니 생각하고 그 뒤로 또 생굴을 먹었는데 먹자마자 그날 저녁에 또 화장실을 들락날락거리고 열 오르고 구토 증상 나오고 난리도 아니어서 그 이후로는 아예 생굴을 못 먹고 있습니다.
심지어 굴찜을 먹은 그날 저녁에도 똑같은 증상이 생겨서 지금은 익힌 굴도 못 먹고 어리굴젓도 못 먹는 몸이 되었습니다.
굴만 먹으면 저녁에 바로 구역질이 나고 열이 오르고 화장실을 계속 들락날락하게 되더군요.
찾아보니 이게 굴 알레르기라고 하는데 젊을때는 면역력이 좋고 건강해서 별 이상이 없다가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나이가 들어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거라고 들었습니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은 게 아니라 대충 그럴거다 생각하고 있는데 이러다가 또 제가 좋아하는 음식 중에서 못 먹게 되는 게 더 추가되는 건 아닌지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