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천국 김밥 한 줄 천원에 팔았던 시절

김밥천국 김밥 한 줄 천원에 팔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2000년도 초반에 저희 동네 시장에 처음으로 김밥천국이 생겼었는데 다들 놀랬던 게 김밥을 한 줄에 1천원씩 팔아서 저게 남나 싶고 잠깐 오픈때만 저렇게 파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게 꾸준하게 그 가격으로 계속 판매를 하더군요.

아무리 2000년대 초반이라고 하더라도 김밥을 한 줄에 천원씩 파는 곳은 없었고 제 기억으론 아무리 싸게 팔아야 한 줄에 1500원 정도였던 게 기억나는데 암튼 동네에 김밥천국이 생기자 다른 김밥집들도 다 가격을 내리거나 업종을 바꿨던 기억이 납니다.

김밥천국에서는 김밥을 대량으로 구매하려면 그 전날에 미리 전화를 하거나 방문을 해서 주문을 해야하는데 당시 2002년도 월드컵때 저희 어머니가 김밥천국에 김밥 100줄을 예약주문하셨습니다.

전날에 예약해서 다음날 오전에 그걸 받았고 받은 김밥을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그대로 지하철을 타고 광화문까지 가셔서 대충 자리를 잡고 김밥을 파셨습니다.

처음에는 한 줄에 3천원인가 그렇게 팔다가 2500원까지 내리고 경기시간이 가까워지면 2천원에도 팔고 경기가 시작하면 떨이로 1천원에도 팔았다고 했는데 처음 판매를 할때는 언제 사람들이 사고 언제 안 사는지를 모르니 마지막에 떨이로 많이 판매를 하셨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첫 날은 다 팔긴 했지만 떨이로 많이 판매해서 대충 7~8만원정도를 버셨고 그 다음 미국전에는 비가 오는 관계로 안 나가고 세번째 경기인 포르투갈때는 사람도 정말 많이 모여서 금방 다 완판을 하셨다고 했습니다.

다들 일찍 와서 자리를 잡고 출출하니 일행 중 한 명이 나와서 김밥이나 샌드위치 같은 걸 사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럴때 가서 사람들 많은 곳 근처에 김밥을 1줄당 3천원에 판매하니 자리를 잡자마자 바로바로 팔려나갔다고 했습니다.

김밥천국에서 100줄을 사면 한 줄 천원씩 해서 총 10만원이고 그걸 3천원에 다 팔면 총 30만원이 생기니 20만원의 순수익이 생기는 셈입니다.

당시 일당 20만원이면 꽤 짭짤한 편이니 처음엔 어머니 혼자서 하다가 그 뒤에는 아예 지인들이랑 여럿이서 이것저것 판매를 했다고 하던데 그래도 대한민국이 16강이나 간 덕분에 여러번 장사를 하실 수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 어머니는 김밥처럼 아주 간단한 것들을 떼어다가 파셨지만 붉은색 티셔츠를 판매했던 장사꾼들은 월드컵 시즌에만 1억이 넘게 돈을 번 사람들도 있다고 하던데 그때가 온 대한민국이 들썩이던 시절이라 돈 많이 벌었던 사람들도 꽤 있었을 것 같습니다.

다시는 그런 온 국민의 축제가 오기는 힘들 것 같은데 만약에 그런 시대가 다시 돌아온다면 그때는 뭘 선점해야 큰 돈을 벌 수 있을지 미리 생각해두시면 그 누구보다도 먼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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