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은 절대 못 믿을 90년대 체벌 이야기

오늘은 요즘 애들이 절대 믿지 못하는 90년대 체벌 이야기를 좀 해볼까 합니다.

저는 중학교에 들어갈때부터 분위기가 살벌했던 시장통의 남중을 나왔었습니다.

솔직히 국민학교때까지는 훈육이라고 해봤자 자로 손바닥 맞는 수준이었고 6학년때는 그래도 졸업 전이라서 그런지 상당히 많이 자유롭게 다녔었습니다.

선생님들도 다 좋았고 평화로웠으나 중학교에 들어가자마자 꽃 같았던 학창시절은 지옥으로 변해버렸습니다.

하키스틱을 들고 다니는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셨고 체벌이 시작되었는데 칠판에 손을 대고 서있으면 선생님이 몽둥이로 엉덩이 아랫쪽을 기본 3~5대정도 때렸었습니다.

맞으면서 배우는 학창시절이 시작된 겁니다.

중학생이 되면서 그냥 순식간에 체벌도 시작된 것인데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단체로 체벌을 받은 적도 있습니다.

누가 지우개를 던져서 그게 난로에 들어갔는데 반 학생들 모두 책상 위에 올라가서 무릎을 꿇고 눈 감고 손 들라고 해서 들고 있었더니 끝에서부터 차례대로 때리는 소리와 아이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오더군요.

돌아다니면서 무릎을 몽둥이로 5대씩 때렸던 건데 내가 왜 이걸 맞고 있어야하는지도 몰랐습니다.

그냥 다른 애들이 사고치지 못하게 다같이 노력해야하는구나 깨달았을 뿐입니다.

컴퓨터 시간에는 타자가 느리다고 맞고 준비물을 챙겨오지 않아서 맞고 숙제를 못 해서 맞고 칠판에 나와서 문제풀이를 못해서 맞고 매일 한 번씩은 맞는 게 일상이었고 가끔 한 번도 안 맞고 그냥 넘어가는 날이 있으면 그때는 운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아침에 학교에 가서 칠판에 문제풀이가 없는 과목만 남아있거나 때리는 선생님이 아니면 그 날은 하루종일 행복했었습니다.

남중을 졸업하고 남고를 올라가서도 체벌은 여전히 계속되었고 더 심해졌습니다.

0교시 수업이 있는 날은 아침 7시에 수업이 시작하기 때문에 그보다 일찍 학교에 가야했고 늦게 가면 수업시간에 복도에 엎드려있다가 잠시 뒤에 선생님이 나와서 빠따를 치고 맞은 놈들 차례대로 들어가서 수업을 받았습니다.

야자라고 야간자율학습은 고1땐 저녁 10시까지 하다가 고2때는 저녁 11시까지 했었습니다.

토요일은 물론이고 일요일에도 학교에 나가서 하루종일 자율학습을 했었는데 자율학습을 할때 입만 뻥끗해도 복도에서 돌아다니며 지켜보는 선생님들한테 걸려서 맞곤 했습니다.

몽둥이도 다양해서 하키스틱이나 대걸레자루는 기본이고 자신만의 전용 몽둥이를 만들어서 가지고 다니는 선생님들도 많았습니다.

칠판에 문제풀이를 시키는데 이 문제는 진짜 틀리면 죽여버리겠다고 사전에 발표를 해놓은 후 못 푸는 학생이 나오면 바로 손목에 있는 시계를 풀러놓고 애 싸대기를 미친듯이 때리고 발질길을 하고 심지어 머리를 붙잡고 뒤 게시판에 쿵쿵 찧는 선생도 있었습니다.

뾰족한 나무스틱으로 애 머리를 계속 찍다가 머리가 찢어져서 병원에 보낸 선생도 있었는데 그 다음날도 여전히 그 나무스틱으로 다른 애들 머리를 찍고 다녔습니다.

그때는 부모님들도 애들이 잘못하면 때려주세요라는 마인드였기 때문에 체벌에서 자유로운 학생은 없었습니다.

한 언론사에 저희 학교 기사가 올라간 적도 있었는데 어떤 기자가 반대편 건물 옥상에서 선생님이 몽둥이로 애들을 패는 사진을 찍어서 올렸더니 그 다음부터는 하키스틱이 아닌 청소도구로 애들을 패고 다녔습니다.

청소도구를 들고 사진이 찍히면 청소중이라는 핑계를 댈 수 있지 않냐고 애들 앞에서 농담따먹기를 했던게 지금도 기억납니다.

90년대 체벌 이야기를 하다가 요즘 아이들 학교생활을 들으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학교가는 게 무섭진 않겠다는 거였습니다.

적어도 맞는 게 무서워서 학교를 가기 싫은 학생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금 학교생활을 하게 된다면 어떤 느낌일지 가끔 궁금해지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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