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빙대부 여기는 예전에 잠깐 이용했었던 업체였는데 무난무난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창 돈 쓰고 다니면서 미쳐있었던 시기에 여기저기 대출 끌어다가 쓰고 그거 상환할때가 되니까 생활비도 부족하고 어떻게든 돈은 또 막아야하니까 뒤도 없이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려쓰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겁이 없던 시절이었고 진짜 뒤도 없던 인생 거꾸로 가던 시절이었습니다.
내 인생은 그냥 이렇게 끝나는구나라는 생각이었고 누가 살짝만 건드려도 분노가 미칠듯이 치솟을 것 같던 시절이라 진짜 시비만 걸리면 같이 인생 끝장을 볼거라고 생각하면서 걸어다니곤 했었습니다.
다행히 별다른 시비에 휘말리지 않아서 지금 목숨 부지하고 살아있지 그때 사고라도 쳤다면 지금쯤 감옥에서 썩고 있었을 겁니다.
그러던 시절이었으니 대부업체에서 돈 빌리는 정도야 크게 생각하지 않았고 연체가 되어 추심원이 찾아와도 배째라고 할 수 있던 상황이라 일단 나오면 무조건 한도 끝까지 다 받아서 쓰곤 했습니다.
대부업체 이자가 연 20%니 뭐니 그런건 아예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나중에 갚을때가 되니까 그때부터 현실로 슬슬 복귀가 되더군요.
100만원을 빌려서 연 20%면 이자가 20만원이라는 건데 20만원쯤이야 뭐 노가다 뛰면 금방 갚을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새벽에 인력사무소라는 곳을 찾아가보니 사람들도 너무 많고 그 중에 간택을 받아 일을 나가는 것부터가 쉽지 않아서 너무 당황스러웠습니다.
일이 없어서 그냥 돌아서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는데 그때 뭔가 장난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약간 정신을 차렸던 것 같습니다.
이후에 3일동안 새벽마다 빠지지 않고 인력사무소에 출근을 했더니 셋째날에 여기 한 번 나가보라고 추천을 해주셨고 그렇게 처음으로 나가서 일을 하고 돈을 받고 거기서 또 수수료 사무실에 떼주고 해서 다시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마음은 진짜 매일매일 나가서 돈을 벌고 싶었는데 너무 몸뚱이를 안 써서 그런가 이러다간 진짜로 쓰러질 수 있겠다 싶은 상황이 몇 번 있어서 매주 한 번씩은 쉬고 진짜 몸이 안 따라주는 것만 아니면 무조건 나가서 돈을 벌었습니다.
그렇게 해빙대부 포함해서 돈 빌렸던 업체들 싹 갚고 지금은 2금융권에 2개랑 1금융권에서 받은 것들이 남아있는데 이자가 비싼 2금융권에서 빌린 대출 2개는 내년 3월이면 다 갚을 수 있을 것 같고 1금융권은 연장해서 좀 더 천천히 갚을 생각입니다.
인생 끝났다 싶었을땐 의욕도 없고 부정적인 생각들만 가득했는데 이게 또 살다보니 살아지는 것도 있고 돈이 들어오니까 모으고 싶고 더 좋은 집에 살고 싶다는 의욕도 생기고 그러는 것 같습니다.
이 지긋지긋한 월세를 벗어나서 단칸방이라도 내집이 있으면 좋겠다는 목표가 하나 생겼는데 과연 죽기 전에 내집을 살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진짜 너무너무 좋을 것 같은데 나중에라도 그런 날이 오게 된다면 여기에다가 후기 글이나 한 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