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중복에 청량리까지 개불 먹으러 갔다왔습니다.
중복이라 장어구이를 먹자고 해서 일단은 청량리역 앞에서 12시에 만나서 이동했습니다.
가는 길에 잠시 야끼만두 골목에 들러서 땡이네 5천원, 기태만두 5천원, 짱구네에서 5천원씩 각각 구매했습니다.
구매하면 즉석에서 하나 먹을 수 있게 주시는데 갓 나온 야끼만두 중에서는 기태만두였는지 짱구네였는지 잘 기억은 안 나지만 두 집 중 한 집이 좀 더 덜 딱딱하고 맛있었습니다.
물론, 바삭하게 굳어있는 상태에서 또 떡볶이국물이랑 같이 비벼먹는 맛은 또 다르니 어디가 딱히 낫다고 말하기는 좀 애매한 부분이긴 합니다.
그렇게 3군데를 돌며 야끼만두를 사고있는데 뜬금없이 막 소나기가 내리길래 야끼만두집 아래에서 비를 피하면서 잠시 기다렸습니다.
한 3분정도 기다리니 지나가는 비였는지 금방 그치길래 바로 나와서 장어집으로 걸어갔습니다.
저희가 간 곳은 고창풍천장어라는 곳으로 청량리역 2번출구에서 대략 500m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장어전문점이었습니다.
건물 하나를 통으로 쓰는 곳인데 장어 1kg에 5만5천원씩 판매하는 곳이며 1인당 상차림비 3천원이 있는 곳이어서 저희는 4명이 장어 2kg을 시켜먹었습니다.
장어 1kg이면 둘이서 먹기 적당한 양이라 저흰 4명이서 2kg을 시켰고 추가로 8천원짜리 장어탕도 주문했습니다.
장어탕을 주문하면 밥도 같이 나오니 양이 좀 부족한 분들은 장어탕을 드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장어는 직접 구워주셨는데 처음에 달라붙지 않도록 좀 구워주시고 중간중간 와서 뒤집어주시고 이후엔 저희가 잘라서 구웠습니다.
첫번째 굽고 남은 장어는 가져가서 초벌구이를 해서 가져다주셨는데 셀프바가 있어서 생강이나 쌈야채 등은 추가로 먹을만큼 계속 가져다 먹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고창풍천장어는 막걸리가 3천원이라 막걸리를 한 잔 할까 했으나 계속 굽고 약간 정신이 없어서 여기서는 술을 안 마시고 그냥 나왔습니다.
장어를 먹고나서 저희가 간 곳은 바로 청량리에서 해산물을 저렴하게 판다는 ‘다퍼줘’라는 횟집이었습니다.
지난번에 여기서 개불을 먹고 맛있어서 또 찾아간 건데 요즘 동네에 개불을 파는 곳이 점점 없어지고 있어서 청량리에 오면 다퍼줘횟집에서 꼭 개불은 두접시 먹고 가는 편입니다.
이번에도 가서 소주에다가 개불을 2접시 시켜서 먹고 전복회도 3마리 만원이길래 그것도 한접시 시켜서 먹다가 개불이 맛있다며 또 2접시를 추가로 시켜먹었습니다.
개불만 4접시를 시켜먹은건데 개불은 한접시에 1만원이라 가격부담은 그나마 덜했습니다.
다른 곳은 개불을 시키면 진짜 잘게 조사서 접시에 덜어주는데 다퍼줘횟집은 엄청 크게크게 썰어줘서 씹는 맛도 좋고 맛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너무 개불만 먹다가 왔더니 올해 먹을 개불 할당량은 여기서 다 채운 것 같고 다음에 청량리에 가면 그때는 전복찜이나 물회, 새우구이 같은 것도 좀 먹어볼 생각입니다.
개불 4접시를 먹고 전복회에 산낙지도 한접시 만원에 또 먹고 소주에 맥주를 마시고 기차시간이 그래도 남길래 경동시장에서 직접 볶은 아몬드도 한봉지 사왔습니다.
가방을 메고 시장에서 산 것들이랑 아몬드랑 야끼만두랑 다 넣어서 집까지 걸어오는데 날씨가 너무 더우니까 올라오는 언덕길에 땀도 많이 나고 꽤 힘들더군요.
폭염경보였나 뭐 그런 알람이 울렸던 것 같은데 더울때는 그냥 집에 있는 게 최고인 것 같습니다.
다음 말복에는 동네에 있는 삼계탕집이나 가서 닭이나 뜯을 생각인데 그때는 걸어가지 말고 그냥 차타고 갔다가 후딱 돌아와야겠습니다.
진짜 이거 사람잡는 날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