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땐 제과점에서 사먹는 팥빙수가 그렇게 고급지고 맛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빙수를 먹으면 뭔가 조잡한 맛이라고 평하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젊은 층은 더더욱 싫어할 수 있죠.
하지만 그때 그 맛을 알고 즐겼던 사람들은 예전에 먹었던 맛이라며 좋아할 수 있습니다.
제과점이나 시장 빵집에서 팔았던 햄버거 역시나 마찬가지입니다.
제과점에서 파는 햄버거는 그 특유의 맛이 있습니다.
채썰은 양배추가 들어가고 케첩이 들어가는 그 특유의 맛이 있는데 그걸 요즘 수제버거랑 비교하면 당연히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비싸고 두툼한 패티를 넣어서 만드는 햄버거를 먹다가 빵집에서 만드는 햄버거를 먹으면 뭔가 조잡하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그 특유의 맛을 모르기 때문에 하는 소리입니다.
이름은 같은 햄버거지만 종류가 다르다고 봐야죠.
수제버거와 빵집버거, 시장버거 등등 아무리 같은 햄버거라도 그 퀄리티와 맛이 다르고 가격도 당연히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그 특수성을 알고 먹어야 제대로 된 평을 할 수가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시장에서 파는 햄버거를 좋아합니다.
더 자세히 말하자면 시장에서 파는 햄버거보다는 사라다빵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어릴때 너무 먹고싶었는데 돈이 없어서 제대로 먹지 못했던 그 빵을 나이가 들어서 이젠 마음껏 사먹을 수 있으니 보이면 자주 사먹는 편입니다.
그리고 어릴때에 느꼈던 그 맛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맛있다고 표현을 합니다.
하지만 그 맛을 모르는 젊은 친구들이 이걸 먹어보고 맛이 쓰레기네 어쩌네 이걸 먹을바엔 그냥 롯데리아 버거를 먹겠다고 표현하면 뭔가 기분이 나쁩니다.
그걸 만든 사람도 아닌데 뭔가 제 문화를 무시당한 기분이 듭니다.
그렇다고 그 앞에 가서 당장 사과하라고 할 건 아니지만 기분이 나쁜 건 나쁜거니까 그날 하루 굉장히 안 좋은 컨디션으로 지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유명 유튜버들이 시골에 내려가서 시골을 비하하는 영상을 찍어 올려서 지금까지도 큰 이슈가 되고 있는 중입니다.
그 동네에서 유명하다는 빵집에서 수제햄버거를 먹는데 빵집에서 반으로 컷팅까지 해주시고 제가 영상으로 보기엔 정말 맛있어보이는 빵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유튜버들은 처음엔 맛이 재밌다고 했고 90년대에 어머니들이 몸에 안 좋은 패스트푸드 먹지 말고 집에서 먹으라며 만들어줬던 유기농 햄버거라는 평을 내렸습니다.
그 멘트를 들으니 이 친구들의 입맛에는 안 맞는가보다 딱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부대찌개같은 맛이라며 못 먹으니까 막 이래 해가지고 먹는 거 아니냐는 발언이 나오고 다른 식당에 들어가서 나물반찬을 먹으며 맨날 이래 먹으면 아까 그 햄버거가 꿀맛일거라는 발언이 나오니 뭔가 기분 나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더군요.
취나물이나 곰취나물, 두릅 반찬이 나왔는데도 뭔가 그런 반찬들을 무시하는 것 같아서 저 청년들은 10대도 아니고 20대 초반도 아닌데 왜 저런식으로 말을 하는건가 굉장히 의아하면서 기분이 나빴습니다.
그래도 원래 구독하던 채널이고 재밌어하는 친구들이니 그냥 그런가보다 이번 영양여행은 뭔가 잘 안 맞았나보다 하고 넘겼는데 그 영상이 올라간 이후 아주 난리가 났더군요.
자신들의 문화가 비웃음을 산다는 것에 대해 분개하는 분들도 많았는데 영상을 올린지 6일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별다른 사과가 없다는 게 참 아쉬운 대응인 것 같습니다.
영양군수까지도 인터뷰가 올라오고 공중파까지 방송이 나왔으니 조만간 뭐라도 사과문이 올라오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오랜만에 옛날 생각도 나고 내일은 분식집에서 파는 수제햄버거에 소주나 한 잔 하고 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