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여름엔 활한치물회 한그릇 해야지

제주에선 여름이 되면 꼭 먹어야하는 음식이 있습니다.

그것은 그냥 한치물회도 아니고 바로 활한치물회!!!

일반 한치물회는 냉동을 쓰기 때문에 하얀색이지만 활한치물회를 주문하면 투명한 한치가 올라가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냉동한치도 맛있긴 하지만 활한치를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이번에 저는 성춘식당에 가서 활한치물회를 먹고왔는데 일반 냉동한치물회는 1만원, 활한치물회는 1만5천원이었습니다.

가격은 무난무난한 편이었고 물회를 주문하니 얼음이 살짝 들어간 된장베이스의 물회가 나왔는데 깻잎의 향이 잘 어울렸고 국물도 좋고 일단 한치가 막 움직이는 게 보여서 더 신선해보였습니다.

살아있는 한치는 일단 식감이 너무 야들야들하니 부드러웠고 맛있었는데 막걸리랑 같이 먹으니 너무 조합이 좋았습니다.

성춘식당은 막걸리가 3천원이어서 가격적인 부담도 적은 편이더군요.

음식도 맛있고 술값도 저렴해서인지 가게 단골로 보이는 나이 지긋하신 손님들이 많이 보였는데 중간중간에 관광객으로 보이는 젊은 분들도 찾아오곤 했습니다.

오후에 가서 한치물회에 튀김에 순대모듬까지 같이 먹고 나왔고 그 다음에는 탑동에 있는 한 맥주집으로 이동했었는데 안타깝게도 그 집은 저희가 간 날이 휴무여서 결국은 동문시장에 가서 간단히 맥주 한 잔 하고 숙소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근처에 다른 술집을 가려고 했는데 뭔가 막 땡기는 곳이 없더군요.

그냥 남양통닭이라도 가야하나 했는데 남양통닭도 문을 닫았고 그 맞은편에 있었던 횟집도 없어졌고 암튼 그렇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결국은 동문시장에 가서 야시장 구경이나 하고 간단히 맥주나 한 잔씩 하고 들어왔습니다.

대신 숙소로 들어올때 동문시장에서 회를 한 팩 만원에 사서 가지고 들어왔는데 시원하게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숙소에서 회에다가 술을 마시는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예전에는 물회를 술안주보다는 손님들이 제주도에 놀러왔을때 점심메뉴로 자주 먹곤 했습니다.

그때는 집 근처에 무난하게 하는 물회집이 있어서 거기로 데려갔다가 아라동으로 이사간 뒤에는 도두항에 있는 순옥이네나 도두해녀의집으로 자주 가서 먹었습니다.

전복물회를 그때는 자주 먹었는데 여름에는 이제 슬슬 한치물회를 먹게 되더군요.

한치물회는 여기저기 잘하는 집들이 은근 많아서 먹으러 자주 다니곤 했었는데 이번에 갔었던 성춘식당도 한치물회는 꽤 괜찮아서 앞으로는 제주에 가면 성춘식당을 자주 갈 생각입니다.

여름이 되면 동한두기에서 한치회 한접시 썰어놓고 소주 무지하게 먹곤 했었는데 거기도 많이 변했더군요.

이호테우해변에서 백숙 먹던 기억도 나고 여름에 특히 재밌었던 기억이 많아서 제주도는 항상 놀러갈때마다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이번에도 비행기에서 딱 내리자마자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불고 바다내음이 바로 느껴졌는데 아침 일찍 제주에 도착해서 일정을 시작하니 하루가 굉장히 길게 느껴지고 좋았습니다.

다음에도 제주도에 놀러가게 된다면 무조건 아침 일찍가는 비행기를 예매할 생각인데 여유가 된다면 바로 다음달에도 놀러가고 싶긴 합니다.

이제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가는 이자까야보다는 노포 느낌이 물씬 나는 음식점들을 가는 게 더 재밌고 좋은데 다음에 놀러가기 전까지 맛있는 노포음식점들을 많이 찾아놔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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