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당근 거래를 하고 바나나를 사다달라는 와이프의 말에 근처 식자재마트를 잠깐 들렀습니다.
저녁에 먹을 것도 알아서 사오라고 하길래 둘러보니 오징어숙회가 한 팩 있었고 가격은 1만2천원정도여서 살까말까 하다가 그냥 말았습니다.
전에 오징어숙회를 한 팩 샀었는데 언제 포장했는지 좀 냄새가 많이 났던 적이 있었던 터라 좀 꺼려지더군요.
그러다가 평소에는 잘 안 둘러보던 생선코너를 잠깐 봤더니 거기에 생물오징어 2마리가 13800원이길래 오징어숙회를 사는 것보다 생물오징어를 사서 이걸 숙회로 해먹는 게 낫겠다 싶었습니다.
와이프한테 오징어 괜찮냐고 물으니 좋다고 해서 일단은 맥주를 사오고 그 다음에 생물오징어를 골랐더니 사장님께서 손질해드리냐고 물어보셨고 저는 흔쾌히 손질을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집에 가서 대충 손질해다가 숙회를 해먹어야겠다 했었는데 알아서 손질을 해주신다고 하니 아주 딱 좋았습니다.
그렇게 생물오징어 2마리랑 바나나 한송이랑 맥주를 사서 집으로 들어왔고 일 좀 하다가 산책 한바퀴 하고 들어와서 씻고 슬슬 오징어숙회를 준비해봤습니다.
유튜브를 보니 숙회를 하려면 소주를 넣으라고 하던데 그냥 찜으로 해먹어야겠다 생각하고서 웍에다가 물을 채우고 찜기를 올려서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오징어는 한 번 씻어주고 이후에 물이 끓자마자 오징어를 찜기에 넣고 뚜껑을 덮었는데 잠시 뒤에 물이 갑자기 끓어오르더군요.
물을 너무 많이 넣어서 그런가 막 끓어오르길래 물을 좀 더 빼주고 그래도 또 끓어올라서 결국은 그냥 뚜껑을 살짝 열고 끓어오르는 물로 삶듯이 쪄줬습니다.
이걸 찜이라고 해야할지 숙회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15분정도 익혀주고서 뚜껑을 닫고 5분 이상 뜸을 들였는데 이후 접시에 덜어서 먹으니 두툼한 오징어라서 그런가 식감도 너무 좋고 진짜 맛있었습니다.
요리하는 과정이 꼬여서 혹시라도 좀 비린내가 나면 어쩌나 했는데 소주 전혀 안 넣고 그냥 했는데도 비린내 전혀없고 너무 맛있어서 다음에도 또 생물오징어가 있으면 종종 사먹자고 할 정도였습니다.
오징어를 다 먹고 남은 오징어 삶은 물은 무를 넣고 청양고추랑 이것저것 넣어서 시원하게 오징어국을 해먹을까 했다가 결국은 그냥 거기에 물을 더 넣어서 라면이나 하나 끓여먹고 끝냈습니다.
욕심에 남은 물을 다 이용해서 라면을 끓였더니 간이 너무 세서 물 엄청 넣고 끓여먹었네요.
다음에는 약간만 물을 남기고 거기에 물을 더 섞어서 라면을 끓여보려고 합니다.
아무튼 생물오징어는 상당히 오랜만에 집에서 해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었고 다이어트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앞으로는 자주 해먹어야겠습니다.
술안주로도 너무 좋아서 손님들 놀러왔을때 내놔도 딱 좋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