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갑자기 켄말에서 공지가 하나 내려왔습니다.
바로 보스탐 중 미참여하고 사냥중인 분들은 3회 경고가 내려지고 그 이후에는 보스 악세분배에서 제외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건의사항이 있는 분들은 그 자리에서 말을 해달라고 했는데 당연히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는 자리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의가 있어도 그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 이의를 제기하긴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보스탐 진행 중에 개인사냥을 하다가 적발되면 경고를 3회까지 주고 그 이후엔 모든 보스 분배에서 제외된다고 하는데 워낙 보스탐 참여가 저조하니 그럴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는 전반적인 참여율을 끌어내릴 수 있는 극단적인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파티사냥
보통 접속을 하면 파티사냥을 권유하는데 파티를 맺으면 상대방의 피바가 보이기 때문에 위험하면 도와줄 수 있고 전투를 하면 장점이 많습니다.
피바를 보고 법사는 힐을 줄 수도 있고 우리 기사가 딸피까지 가면 상대방도 딸피일 게 뻔하니 그때를 맞춰서 썬버나 이럽을 날려서 막타를 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파티를 맺으면 군주 버프를 받을 수 있어서 전투할때 유리합니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전투를 할때나 유리한 방식이지 전투를 그리 즐기지 않는 사람들한테는 별로 효율적인 방식이 아닙니다.
파티를 맺고 사냥을 하면 몹이 떨구는 아이템을 볼 수 없습니다.
몹이 아이템을 떨구는 것은 몹이 죽었다는 말인데 몹이 죽는 걸 보고 바로 다른 몹을 사냥하는 것과 내가 칼질하는 몹이 죽은 것도 모르고 1~2회 더 칼질을 하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파티를 안 맺으면 바로바로 어떤 템이 들어왔는지 알 수도 있고 내가 몹들에게 둘러싸인 상태에서 칼질을 하고있는 몹이 죽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으면 곧바로 다른 몹을 치던가 아님 몸을 빼던가 하는 식으로 연계가 스무스하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파티를 맺으면 보통은 드랍멘트를 끄고 사냥을 하기 때문에 내가 치고있는 몹이 죽었는지 바로 확인하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1~2회 칼질을 더 하게 되고 이는 전체 사냥시간을 따졌을때 꽤나 비효율적인 방식입니다.
파티를 맺으면 전체 파티원의 드랍멘트가 같이 올라오기 때문에 내 드랍멘트만 골라서 볼 수 없습니다.
워낙 실시간으로 계속 올라오기도 하고 정신이 없기 때문에 보통은 파티를 맺으면 드랍멘트를 끄고 사냥을 하는데 그러다보면 내가 잡고 있는 몹이 무슨 아이템을 줬는지 확인할 수도 없고 죽었는지도 모르고 칼질을 1~2회 더 하게 됩니다.
사냥 위주로 플레이를 하는 사람들에겐 파티를 맺는 일 자체가 효율을 떨어뜨리는 일일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보스가 출현했을때 보스탐에 참여하지 않고 사냥을 하는 사람은 경고를 준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당연히 싸움을 싫어하고 사냥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파티를 절대로 맺지 않을 겁니다.
내가 사냥하면 사냥하는대로 드랍멘트가 파티원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되는데 누가 파티를 맺고 싶겠습니까?
특히나 이제 섭 초반이고 싸움터에 나가면 바로 맛있는 사냥감이 될 수 있는 초보들은 더더욱 파티맺는 것을 부담스러워 할 것입니다.
그들만의 싸움이 될 수 있는 거죠.
다같이 싸움을 하기 위해서는 명분을 만들어야 하고 이는 매번 만들어내기 힘듭니다.
모든 싸움을 다 승리로 만들 수 없는 이유가 바로 명분이며 이 때문에 항상 승리해야만 하는 싸움에만 명분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어차피 모든 싸움을 이길 수 없다면 명분이 있는 싸움에만 승리를 챙길 수 있도록 독려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이를 무시하고 모든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명분을 무시한 채 참여만을 바란다면 이는 결국 혈원들의 의욕을 잃게 만드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보스탐에서 계속 우위를 가져가고 싶은 건 누구나 바라는 일이지만 그걸 위해서 독재적으로 혈원을 압박한다면 결국은 와해를 부를 수 밖에 없는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상대 혈원을 무시하고 비난하고 깎아내렸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상대 혈맹도 결국은 우리 혈맹을 이기기 위해서 그렇게 독단적인 선택을 했던 것인데 이를 똑같이 따라한다면 결국은 우리 혈맹도 상대방을 비난할 근거는 없어집니다.
혈원들을 움직이는 명분이 무엇인지를 잘 생각해보고 행동했으면 합니다.
이의가 있는 분은 귓말로 의견을 보내달라고 했는데 그렇게 튀는 행동을 해서 남는 게 뭐가 있어서 다른 의견을 내겠습니까?
저는 일단 앞으로 서버에 접속하면 최대한 파티를 안 맺고 독단적으로 사냥을 이어갈 생각합니다.
파티를 맺고 혼자 사냥하는 게 걸리면 패널티를 먹으니 아예 파티를 안 맺고 독단적으로 사냥을 할 생각이고 보스탐엔 사람이 부족하다고 채창에 올라올때만 참여할 생각합니다.
어차피 큰 도움이 되지도 않는데 가봤자 고기방패만 되는 거고 참여해도 그리 큰 재미는 볼 수 없는 유저입니다.
자기들끼리 재밌게 싸움하는데 고기방패가 부족하니까 필수로 참여하라며 억지로 등 떠미는 느낌이고 가서 상대방 킬수만 올려주는 과정이 반복되면 결국은 겜을 접을 수 밖에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게임을 잘 아는 분들이 알아서 잘 선택한 방법이겠거니 생각하고 있지만 저한테는 정말로 맞지 않는 독단적인 선택이라는 걸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억지로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방식인지 잘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