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전에는 술을 마실땐 무조건 밖에서 마셨지만 결혼을 한 이후에는 술을 마실때 거의 집에서 마시곤 합니다.
월급 받는 날이 가까워지면 생활비 남은 걸 계산해서 많이 남았을 경우 비싼 술안주를 사먹지만 얼마 남지 않았거나 마이너스가 난 달에는 그냥 두부 한 모 사다가 그걸로 조림을 해서 술안주로 먹는 편입니다.
두부가 안주로 아주 좋기도 하고 가격이 저렴한 것도 있어서 메뉴를 두부조림으로 하는 건데 가끔은 그냥 냉동실에 오래 넣어둔 정체모를 고기를 꺼내서 그거랑 같이 김치를 볶아 두부김치를 해먹기도 합니다.
두부가 진짜 좋은 식품인데 가격까지 저렴하니 더더욱 좋습니다.
두부는 막걸리와도 잘 어울리고 소주랑도 잘 어울리고 맥주랑도 잘 어울리고 안 맞는 술이 없을 정도입니다.
산 아래에 있는 식당들 보면 손두부로 유명한 집들이 있는데 거기에는 장수막걸리에 손두부를 먹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원래도 두부를 좋아했지만 등산을 하고 내려와서 먹는 손두부 맛은 훨씬 더 기가막히기 때문에 그렇게 두부에 빠지게 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두부는 보통 그냥 마트에서 제일 저렴한 걸로 사먹는 분들도 있고 특정 브랜드만 먹거나 아니면 온라인으로 아예 주문을 해서 먹는 분들도 있는데 본인들이 가장 맛있게 먹는 걸로 골라서 드시는 분들은 딱히 복잡하게 요리할 필요없이 두부를 그대로 까서 먹기도 합니다.
저희는 그렇게 비싼 두부는 못 먹고 그냥 평소 마트에서 제일 싼 두부를 사와서 그걸로 조림을 한 후 소주나 소맥을 마시는데 집에 들기름이 들어오면 들기름으로 두부를 부쳐먹기도 합니다.
간단하게 들기름에 그냥 두부를 익혀먹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라 크게 어려울 것도 없지만 그게 맛이 아주 좋습니다.
근데 문제는 그렇게 두부요리를 먹다보면 슬슬 배가 더 고파지고 뭔가 치킨 같은 걸 더 시켜먹고 싶어진다는 점인데 술이 많이 남아있으면 다른 뭔가를 더 시켜먹을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생활비가 없어서 두부로 간단하게 술안주를 만들어 먹는건데 두부를 먹다가 슬슬 본격적으로 먹어볼까라는 생각에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술을 마시게 될 수 있어서 그걸 제일 주의해야 합니다.
그럴때 진짜 미친척하고 술을 마셔버리면 다음날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할 수 있고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그걸 왜 시켜먹었을까 엄청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술은 인류의 적이라서 먹어서 없애는 수 밖에 없다며 아예 만취하는 날이 종종 있는데 앞으로는 너무 선을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