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지역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저희 동네 중국집에서는 짜장면 위에 완두콩이 꼭 올라갔었습니다.
오이가 올라갔다는 동네도 있고 계란후라이가 올라갔다는 동네도 있는데 오이는 잘 기억이 안 나고 계란후라이는 경남 거창쪽에 있는 중국집을 갔을때 일반 짜장에도 올려줘서 그게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그러고보면 예전이랑 지금이랑 위에 올라가는 재료들이 많이 바뀐 음식들이 많습니다.
짜장면 위에 완두콩 올라가는 것도 그렇지만 예전에는 탕수육을 시키면 야채들이 상당히 많이 올라갔었습니다.
당근도 올라가고 오이도 올라가고 가끔은 후루츠칵테일이 올라가는 집도 있고 고기만큼 야채도 상당히 많아서 탕수육이랑 소주를 마실땐 아까우니까 야채를 먼저 건져먹고 술을 마실때만 탕수육을 한 점씩 집어서 먹었던 게 기억납니다.
하지만 요즘 탕수육집은 야채가 아예 없는 곳들이 많고 찹쌀탕수육이라고 해서 허옇게 탕수육 고기만 따로 소스만 따로 이렇게 담아주는 곳들이 대부분입니다.
그 야채들 집어먹는 맛이 있는데 그런게 없어져서 너무 아쉽습니다.
양념치킨을 시키면 기본이 비닐에 돌돌 담아서 빵빵해진 치킨무와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에 고무줄로 채워주는 케첩 마요네즈 양배추가 기본이었는데 이제는 케첩 마요네즈 양배추를 담아주는 집이 거의 없어서 그것도 아쉽습니다.
가끔 처갓집에서 주문하면 양배추를 담아주던데 하나만 먹으면 좀 아쉬워서 아예 1개를 추가로 시키기도 합니다.
그나저나 요즘은 처갓집 양념치킨도 가격이 꽤 많이 올랐더군요.
예전 중국집 짬뽕은 주문을 하면 안에 오징어도 엄청 들어가고 야채도 많이 들어가서 여기 중국집은 무슨 야채가 들어갔는지 확인하는 맛이 있었는데 요즘 중국집들 짬뽕은 하나같이 자극적인 국물에 냉동 홍합 몇 개 넣어주고 양파만 와르르 부어서 만들어주니 특색이랄게 없어진 느낌입니다.
서로 더 자극적인 국물만 만들어서 팔 줄 알지 슴슴하니 쭉쭉 땡기는 옛날식 짬뽕을 제대로 만들 줄 아는 집이 없어서 더 아쉬울 때가 많습니다.
그나마 서울에 가면 오래된 중국집들이 옛날 짬뽕 스타일을 아직 살려서 장사하는 곳이 몇군데 있던데 그런데서 짬뽕을 먹으면 먹고나서 소화도 잘 되고 면도 쭉쭉 잘 들어갑니다.
면에서도 특유의 그 면향이라는 게 있어야하는데 요즘 중국집들은 하나같이 탱글탱글하기만 하지 기분좋은 면의 식감이라는 게 없어서 짬뽕이나 짜장을 밖에서 안먹은지 은근히 오래됐습니다.
그러고보면 예전보다 음식점의 맛이 훨씬 하향패치된 메뉴들이 꽤 있는데 왜 어른들이 예전에 먹던 스타일을 찾아다니고 음식점에서 극찬하고 팁을 주고 하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